미국에서 3살 아이와 엄마 코로나 걸린 후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코로나와 일생을 함께 했고 그동안 집에서 가정보육을 하며 주변에 놀이터나 뮤지엄에 다니며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그런 건지 운이 좋은 건지 3년이란 시간 동안 온 가족이 아직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오랜만에 아는 분과 그 아기를 만났는데 집에 돌아온 후 그분에게 코로나 검사가 양성이 나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희는 그 말을 듣고 이틀 동안은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우리는 면역력이 강한가 보다 아니면 운 좋게 코로나가 피해 갔다보다 생각을 했는데 셋째 날 되는 날 세 살 아이가 새벽에 깨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증상 없이 그러길래 악몽을 꿨나 보다 하고 새벽은 넘어갔는데 아이가 오전 오후 내내 컨디션이 안 좋고 계속 잠만 자는 거예요. 열도 없고 기침도 없고 콧물도 없고 숨도 잘 쉬고 다른 증상은 없었는데 매우 활발한 아이가 이렇게 잠을 많이 자는 것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코로나 검사를 해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15분 기다릴 필요도 없이 너무 빨리 양성이 나왔고 집에 준비된 약이 없어서 약들을 검색하기 시작했어요. 아무 증상이 없어서 약이 과연 필요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 갑자기 열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검색하고 Walgreens에 온라인 주문을 하고 픽업을 하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어린이 타이레놀은 다 팔렸다고 제 주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당황했지만 선반에 어떤 약들이 있나 보며 Pedialyte 비슷한 자체 제품, 쿨 패치,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사서 나왔습니다. 타이레놀도 없고 이부프로펜 계열인 모트린도 없더라고요. 그러고 CVS로 갔는데 거기도 어린이 약이 아무것도 없더군요. 갑자기 똥줄이 타기 시작합니다. 요새 뉴스에서 코로나, 독감, RSV 트리플데믹이라고 나오는 건 봤지만 제게 일어나지 않으니 안일하게 있었는데 앞으로는 아이 약을 항상 상비로 집에 가지고 있어야겠다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Walmart로 갔습니다. 그 넓은 슈퍼마켓을 비집고 돌아다니면 직원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역시 없다는 답변입니다. 너무 절망스러웠습니다. 아이가 혹시 열이 나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10 짜리 타이레놀이 너무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Stop & Shop 을 갔는데 다른 데보다 가격을 두배로 파는 어린이 타이레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중요하지 않으니 무조건 집고, 모트린은 없어서 스탑앤샵 자체 브랜드인 어린이 이부프로펜을 샀습니다. 혹시 목이 아플까 봐 목에 뿌리는 스프레이도 샀습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건 다 담아서 왔던 것 같아요. 이렇게 약에 $40 넘게 쓰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기침약은 이미 있었고, 한국에서 구매해 온 챔프 노즈 시럽도 있었습니다. 아이는 전반적으로 괜찮았지만 평소보다 쳐져보여 타이레놀을 먹었고, 기침할 때는 기침약을 주었고, 콧물이 나올 때는 챔프 노즈 시럽을 주며 이렇게 돌아가면서 먹였습니다. 코가 말라 보일 때는 코에 스프레이를 뿌려주었습니다. 오늘 이틀째인데 아이는 전반적으로 잘 놀고 크게 걱정할 건 없어 보입니다.

 

두 번째 날인 오늘은 엄마도 증상이 조금 나타났는데 목이 아주 약간 불편하고 기운이 평소보다 조금 없었습니다. 엄마인 저는 아이가 코로나에 걸렸기 때문에 당연히 걸렸다고 생각하고 따로 검사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최근에 모더나 2가 백신을 4차로 맞았는데 그때 이틀 꼬박 아팠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볍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집안일도 하고 밖에 나갈 수도 있을 정도로 쌩쌩합니다.

 

미국에서 모더나 2가 백신과 독감 접종 완료했어요

미국에서 모더나 2가 백신과 독감 접종 완료했어요

 

아이는 다음날되면 증상이 더 좋아질 것 같긴 한데 혹시 악화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하루 이틀 더 집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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